‘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17일(현지 시각)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올린 글에서 “세계에 있어 위대하고 눈부신 날”이라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을 다시는 폐쇄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을 겨냥해 “이란 상황과 관련해 비판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라며 자신의 외교 성과를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은 더 이상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무기로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은 미국의 도움으로 모든 해상 기뢰를 제거하고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이처럼 미국과 이란의 2차 평화 협상이 임박한 가운데, 이란도 레바논 휴전 기간 호르무즈 해협 지정 항로를 개방하면서 종전(終戰)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핵심 쟁점인 이란 내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에서도 동결 자산 해제를 고리로 이견을 좁히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각기 핵심 쟁점에 대하여 양국(兩國)의 입장이 여전히 명확하지 않고 잡음이 지속되고 있어, 2차 협상에서 ‘그랜드 바겐(일괄 타결)'의 ‘빅딜(Big deal)’이 성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미지수)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4월 17일(현지 시각) 소셜미디어 ‘엑스(X │ 구 트위터)’를 통해 “레바논 휴전에 따라, 이란 항만해사기구(PMO)가 이미 발표한 협조된 항로를 통한 상업용 선박 운항이 남은 휴전(休戰) 기간 동안 완전히 개방된다”라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의 중동 전쟁이 오늘로 50일째를 맞아 장기전(長期戰) 속에 이르면 이번 주말 양국의 2차 종전 협상이 성사될 수 있다는 소식이다. 하지만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중동전쟁으로 인한 ‘고(高)물가’ 폭탄도 동시에 상륙하면서 수입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건 우리 경제가 큰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원유, 나프타 등의 공급 쇼크에 더해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으로 서민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중동발(發) 고물가 공포가 거의 모든 분야에서 현실화하고 있다.
이렇듯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중동전쟁의 여파로 지난달 수입 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였던 1998년 이후 28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쟁이라는 외부 충격에 의한 결과인 탓에 정부 정책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에너지·원자재 수급 안정 등 물가 상승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도록 조속한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4월 15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169.38로 2월(145.88)보다 16.1%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1월(17.8%) 이후 28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2월 28일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유가가 크게 뛰었기 때문인 데다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동반 급등한 영향이다. 월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2월 배럴당 68.40달러에서 3월 128.52달러로 무려 87.9%가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도 한 달 사이 2.6% 올랐다. 원유는 한 달간 88.5%나 뛰며 수입 물가를 끌어올렸다. ‘1차 오일쇼크’ 때인 1974년 1월(98.3%) 이후 52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나프타(46.1%) 등 중간재 가격도 치솟았다. 이 같은 수입 물가 급등은 시차를 두고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릴 것이다. 그렇다면 ‘고물가’ 충격은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전날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발표했던 1.9%로 유지했지만, 물가상승률은 2.5%로 지난해 11월 발표했던 1.8%보다 0.7%포인트나 높였다. 그것도 몇 주 내 중동 사태가 끝나 올해 중반부터 에너지 생산과 수출이 정상화된다는 시나리오가 전제다. 전쟁이 그 이상 이어지면 물가가 어디까지 치솟을지 상상하기 어렵다. 성장률은 반도체 호황, 추가경정예산 등으로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지만, 높은 에너지 해외 의존도 탓에 물가 관리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도 지난 4월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중동 사태가 신속하게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물가 압력은 계속 더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도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우리나라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비교적 작은 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물가 급등으로 가계의 지갑이 얇아지면 소비 위축과 경기 침체까지 야기(惹起)할 수 있다. 이른바 경기 둔화 속 물가가 뛰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 Stagnation + Inflation)’의 우려를 가볍게 여길 게 결단코 아니다. 다행히 “(물가와 성장 가운데) 지금 상황에서는 물가에 무게를 두겠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경제 호황기 수요 압력에 의해 발생하는 물가 상승은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고유가 같은 공급 충격에 의한 물가 상승은 대처하기가 어렵다는 데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전쟁이 장기화해 성장률은 하락하고 물가는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경우일 것이다.
지난 4월 15일 중동·중앙아시아를 방문하고 돌아온 강훈식 비서실장은 연말까지 원유 2억 7,300만 배럴, 나프타 210만 톤(t) 도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 카타르, 카자흐스탄에서 확보한 원유는 석달치, 나프타는 한 달 물량이다. 여기에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확보한 2,400만 배럴까지 합치면 급한 불은 끈 셈이다. 정부는 추후라도 에너지·원자재를 최대한 추가 확보해 국내 수급이 불안해지지 않도록 해야만 한다. 한국은행은 강력한 물가안정 의지를 밝힘으로써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고착화(固着化)하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월 14일 국무회의에서 밝힌 대로 대체 공급망 개척, 중장기 산업구조 개혁, 탈(脫) 플라스틱 경제 실현 등을 추진해 외부 충격을 견뎌낼 수 있는 경제 체질을 만드는 것도 과제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 원유를 실은 우리나라 유조선이 홍해를 무사히 빠져나와 귀환 길에 올랐다는 소식이다. 호르무즈해협 봉쇄 이후 우회로를 이용한 첫 원유 수송이다. 낭보이긴 하지만 원유 갈증을 풀기에는 역부족이다. 조만간 종전된다고 해도 물가 상승 압력이 단숨에 낮아지기도 어렵다. 긴장감을 늦추지 말고 지속해서 물가안정에 힘을 쏟아야만 하는 이유다.
정작 문제는 수입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아닐 수 없다. 미국산 소고기와 생선·과일 등 수입식품 가격 전반이 들썩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중동전쟁 여파로 물류비가 급등한 데다가 원·달러 환율 상승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국내 육류·달걀값 상승으로 밥상 물가는 이미 높아진 상황이다. 여기에 수입 물가마저 오르면 장바구니 부담은 한계에 달할 수도 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미국산 소고기 가격 급등으로 한우와 가격 차이가 급격히 좁혀지고 있다. 현재 한우 갈비 1등급과 미국산 갈비의 100g당 가격 차는 2,719원으로, 2024년의 4,062원에서 크게 줄었다. 특히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미국산(産) 척아이롤(윗 등심)은 1년 새 33.4% 급등했다. 그간 한우를 대체해 온 저렴한 수입 소고기마저 서민에게 부담스러운 가격대가 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국내 축산물 가격이 안정된 상황도 결단코 아니다. 지난달 축산물 물가는 전년 대비 6.2% 올랐는데, 한우 안심은 20%가량 급등했다. 닭고기와 돼지고기, 달걀 가격 모두 올랐다. 특히 소비량이 많은 달걀은 30개들이 한 판이 8,000원에 육박하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 │ Avian Influenza) 발생으로 산란닭을 대량 살처분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부랴부랴 태국산(産) 달걀을 긴급 수입했지만, 달걀값 불안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사실 전쟁 이전부터 장바구니 물가는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해 식품 물가는 3.2% 올라 소비자물가지수 2.1%를 크게 웃돌았다. 서민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는 이보다 훨씬 높을 수 있다. 여기에다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지난 2월 28일 중동전쟁이 발발하며 3월 수입 물가는 한 달 새 16.1%나 올랐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8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석유·화학제품이 물가 상승을 주도했는데, 그 여파가 식품 등 전반적인 소비자물가에 악(惡)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가계 식품비 부담이 가중될수록 다른 소비 여력은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는 내수 위축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정부는 환율·물류비 변동이 수입식품에 미치는 영향을 주도면밀(周到綿密)히 모니터링(Monitoring)을 해 필요하다면 수입처 다변화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물가안정, 특히 서민 밥상 안정부터 최우선 과제로 삼아 돌봐야만 할 것이다. 당장 심각한 문제는 물가 관리가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번과 같은 공급 충격으로 물가가 오르면 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수도 없다. 게다가 국회를 통과한 추경 예산 26조 2,000억 원이 풀리면 시중 물가를 더 자극할 것이 불을 보듯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우선은 원유와 소재의 안정적인 확보를 통해 공급 충격을 최소화하는 게 급선무(急先務)다. 전쟁으로 파괴된 석유와 가스 시설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고물가 상황은 금방 진정되기 어려울 것이 너무도 자명(自明)하다. 이에 따른 민생의 고통은 상당 기간 가중될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는 취약계층 지원은 두텁게 하되 정치적 인기를 얻기 위해 돈을 풀고 소비를 부추기는 정책은 지양해야만 한다. 물가와의 장기전을 각오하고 정부부터 허리띠를 바짝 조이는 내핍(耐乏)과 고통 분담의 자세가 필요하다.
다소 우여곡절(迂餘曲折)은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종전(終戰)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기류(氣流)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15일 뉴욕증시에선 S&P500 지수와 나스닥(NASDAQ) 종합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한국 코스피(KOSPI) 지수 역시 지난 4월 16일 오전 급등해 6,2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미국과 이란의 2차 협상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Hezbollah)는 이스라엘과 휴전 협상에 공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4월 14일 “전쟁이 곧 끝날 것이고, 유가는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전쟁 개시 후 유가 폭등으로 잠시 풀었던 러시아 및 이란 원유 제재를 지난 4월 15일부터 원상 복구한다고 했다. <저작권자 ⓒ 시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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