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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인 강수화의 북간도의 밤 혹은 ‘직지의 기억’

박미경 기자 | 기사입력 2021/08/27 [11:07]

젊은 시인 강수화의 북간도의 밤 혹은 ‘직지의 기억’

박미경 기자 | 입력 : 2021/08/27 [11:07]

 

▲ 강수화 시인.     ©

(시사일보=박미경 기자) 세기를 뛰어넘어 사랑을 받고 있는 고전 <피터팬>. ‘영원히 늙지 않는 소년이 등장하는 피터팬 이야기는 12살 소녀 웬디의 모험을 통해 아이들에게 용기, 사랑, 희망, 협동 등 다양한 교훈을 전해주는, 어린이나 어른들에게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사랑받아온 고전이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J.M 배리가 쓴 희곡은 피터팬증후군’, 성년이 돼도 어른들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심리적증후군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만인에게 잘 알려져 있다.

 

어린 시절 이 피터팬 책을 읽고, 작가를 꿈꾸었던 작가가 있다. 바로 강수화(38) 시인이다. 전남 순천시 용당동에서 태어난 그녀는 3녀 중 장녀로 태어나 부모로부터 적극적인 지원과 응원들 속에서 문학의 꿈을 키워왔다.

 

작가의 꿈을 키워준 피터팬이야기

 

강수화 시인은 어렸을 때부터 흔치 않게 동화책을 많이 대할 수 있었다. 어린이 책을 많이 출판하는 계몽사에 근무했던 엄마 덕분에 디즈니 세계명작과 같은 동화책을 일찍 읽을 수 있었다. 또한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아버지 역시 문학을 좋아해서 집에는 항상 책이 가득했다.

 

어린 시절 이런 집안 분위기 때문에 항상 책 속에 파묻혀 살았고, 자연스럽게 책을 읽으면서 문학적 소양을 쌓은 것인지도 모른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글쓰기를 좋아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 당시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피터팬이라고 말한다. 강 시인은 피터팬을 읽으면서, 나도 이런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오늘의 그를 있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 대학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글을 집중적으로 써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결국 전문적인 시 쓰기를 위해 순천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선택한 강 시인은 곽재구 시인과 아동문학과 윤삼현 교수로부터 많은 영향과 용기를 얻었다.

 

강 시인은 문예창작학과를 다니면서 훌륭한 두 분 교수님들에게 문학을 폭넓게 공부하고, 시 창작에 대한 기본을 배웠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초등학교에서 방과후 논술지도 선생님으로 활동하면서 어린이들의 글쓰기를 지도했다.

 

강 시인은 미래의 꿈나무인 어린이들을 지도하는 시간은 항상 행복했다면서, 논술 지도를 받은 어린이들이 백일장에 참가해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을 때는 마치 자신이 상을 받은 것처럼 기분도 좋고 뿌듯했다며 웃는다.

▲ 시상식장 가기전 모습.  ©

 

전국 백일장 참가에서 윤동주문학상까지

 

대학을 다니면서 처음으로 같은 학과 친구와 함께 창원의 3.15 마산 백일장에 참가 했다. 그때는 백일장이 이런 거구나 하는 분위기만 익혔다. 졸업 후에는 글과 접할 일이 많지 않았다. 그렇지만 직장을 다니면서도 글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했다. 특히 정현수 교장선생님을 통하여 다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 공무원 대상으로 글쓰기 강의 중인 강수화 시인.  ©

 

이후 강 시인은 꾸준히 문학활동을 하면서 2016년 제23회 김유정기억하기 전국문예대전 우수상을 시작으로, 2018년 공무원문예대전 특선(시조), 8회 대한민국독도문예대전 특별상, 14회 동서문학상 가작, 2019년 제69회 개천문학상 가작, 6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가작, 2020년 광수문학상 동상 등을 수상했다.

 

그리고 문학시선작가회에서 주최한 윤동주 탄생 105주년 기념 문학상 공모에 2021년 제5회 윤동주문학상 시 부문 <최우수상>북간도에 시를 잉태하는 밤이 선정되었다. 문학시선작가협회는 윤동주 시인의 높은 문학성과 지조 높은 시 세계에 대한 정신을 기르기 위해 제정한 상으로 해마다 우수한 작품을 선정하여 시상하고 있다.

 

▲     ©

 

이 시는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현실 속에서 민족에 대한 사랑과 독립의 절절한 소망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견주어 노래한 민족시인 윤동주를 생각하면서 암울했던 시인의 삶을 통한 창작의 고통과 시인으로서의 사명감을 시적 화자의 내면 깊숙이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 윤동주 문학상 수상 모습.  ©

 

강수화 시인은 윤동주 시인의 이름이 주는 무게를 기억하며 생각과 행동과 말이 일치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겠다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홀로 시를 열심히 쓰는 문청들이 있다. 시어 하나에 오랫동안 고민하고 고뇌하는 시간들이 빛났으면 좋겠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그렇다. 강수화 시인은 윤동주 시인처럼,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서시>의 구절처럼, 자신의 주어진 길을 갈 것이다.

 

▲ 조정래문학관 초등학생 강의.     ©

시로 태어나지 못한 말들은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해 땅으로 내려앉는다

하늘로 올라가고 싶은 시어가 몸부림치며 시를 잉태하는 밤이다

 

사람들의 입을 타고 날라 간 시어들은 북간도 어느 하늘에 모여 별로 환생하는 것일까?

시인의 숙명을 타고 난 이들은 혀에서 가시가 돋는 형벌을 언제까지 받아야하는지 모른다

끝없이 펼쳐진 하늘에 별이 오늘 밤에 빛났다

 

시인이 되려고 했던 게 부끄러웠던 그 사나이를 생각하면 코끝이 붉게 물드는 이유는 그 사내보다 나이를 먹은 자신에 대한 연민과 구르는 빗방울 속 거미줄을 재건하는 거미보다 부지런하지 못했던 시심에 대한 두려움이다

 

자음과 모음들이 모여 시어들이 하나 둘 모여 바람을 타고 날라 갔다 시인이 되고 싶어 시를 쓰고 나라를 구하고 싶어 총칼을 들었다

흉흉한 소문들은 현실이 되어 말을 사용하지 못했고 말을 잃어버린 민족에게 미래는 없었다 돌아갈 곳을 잃은 이들은 상처 입은 야수처럼 싸웠다

 

거울을 보면 부끄러운 내 얼굴이 비칠 듯 해 한동안 창문도 볼 수 없었다

시대에 남은 젊은 시인보다 나이를 먹은 내가 부끄러워 모르는 척 걸어가다 웅크리고 있는 가여운 사람이 떠올라 다시 되돌아가니 망부석이 되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시어 하나에 며칠 동안 생각했다

 

시는 아기의 연한 살처럼 여린 감수성을 지닌 파도처럼 큰 울림을 준 시인의 말들이 녹아 숨결을 타고 사람들의 어깨에 내려 앉는다

우리는 어느 시절을 살고 있는 사람일까? 

 

―「북간도에 시를 잉태하는 밤전문

 

▲ 부산해운대에서.     ©

 

△ 2021직지 전국시낭송대회 지정시 선정

 

사단법인 세계직지문화협회가 직지(直指) 전국시낭송대회를 개최한다. 202194일 청주고인쇄박물관 세미나실에서 본선이 진행된다. 이번 2021 직지 전국시낭송대회 지정시 중 하나로 강수화 시인의 시 직지의 기억선정됐다.

 

이 대회는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전국대회 대상 수상자나 외국인도 가능하다. 상금은 대상 1200만원, 금상 1100만원, 은상 2명 각 50만원, 동상 3명 각 20만원, 장려상 4명 각 10만원이다.

▲ 커피숍에서.  ©

 

 

아래는 강수화 시인의 직지의 기억전문이다.

 

직지의 기억 

 

오래 된 북소리가 안개 속에서 운다 

 

바람은 오래전 기억의

조각들을 꺼내고

차가운 칼날은

새파랗게 반사되고

노기에 왜적을 마주한

당신의 투명한 눈동자는

날선 소름이 된다 

 

깃발이 펄럭이자 멀리서

빈 가슴 졸이는 늙은 노모가

어둠을 응시한다

당신의 이름의 운()이 같아

흐르는 시간에 멈추어

박제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얽히고설킨 것들을 끊자

물길은 구불거리며 흘러가고

번지는 그리움들이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중얼거렸다 

 

당신은 머물고 있다 

 

얼어붙은 시간 속을 녹여

흥덕사 올라가는 길

나무의 길이 보이고

그 길을 따라가면 하늘의 길이 열려

한 획이 백성이 되고

한 획이 부처의 넓은 자비 되어

녹아있는 언어 하나가 되었다

 

스님과 살고 있는 직지

가끔은 옹이진 손으로 다가오는

다정한 속삭임에 웅크린 몸을 뒤집자 

 

직지의 꿈은 세상과 하나가 되어

쓰다듬는 손길마다 스며드는 언어들

별처럼 빛나고 있다

직지는 혼을 담아

정교한 틀 속에 일렬로 서서

수군거린다 

 

굽이굽이 흘러가는

천년 시간 속 직지가 피어난다

참선을 통하여 사람의 마음을 바르게 볼 때

본성이 곧 부처님의 마음임을 깨닫게 된다는

말이 기억하며 가슴에 새긴다

▲ 도서관에서.  ©

 

현재 강수화 시인은 초등학교에서 교무행정사로 근무하면서 집필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2018년부터 순천교육청 공무원 대상 시 쓰기 및 순천교무행정사 인문학 특강, 초등학생 대상 글쓰기 강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강 시인은 천천히 한 걸음씩 성장하며 그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늘 받기만 했지만, 이젠 사람들에게 베푸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했다.

 

강 시인의 말처럼, 그의 가슴의 시의 꽃이 만발해 그 꽃의 향기가 모든 이에게 따듯한 시의 온기를 전해주길 기대해본다.

순천/박미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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